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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소비자 “주행 중 갑자기 핸들 잠겨 큰일 날 뻔했다”
ㆍ현대차 “핸들 무거워지는 현상은 리콜 대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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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MDPS 시스템



 리콜에 관해 생산자인 현대기아차와 소비자들의 인식 차이는 크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 중의 하나가 MDPS 결함 건이다. MDPS(Moter Driven Power Steering)는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으로, 쉽게 말해 모터의 힘으로 운전대 조향력을 증가시켜주는 장치다. 최근 몇 년 동안 이 운전대가 주행 중 갑자기 무거워져 핸들이 조작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두 차례, 2015년 두 차례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리콜을 하고 한 차례 무상수리를 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았다. 


지난 2월3일 실시한 무상수리는 소음을 해결하기 위해 플렉시블 커플링을 교체하는 것이었고, 4월 한국과 미국에서 실시한 리콜은 전동식 스티어링 ECU 회로기판의 코팅 불량에 따라 전동식 스티어링 ECU를 교환해주는 것이었다. 현대차는 2015년에도 MDPS 관련해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리콜을 했다. 


현대차는 무상수리를 알리는 블로그 글에서 “주행 중 핸들이 무거워지거나 차량이 쏠리는 현상은 휠 얼라인먼트 및 노면 상태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면서 “MDPS 내 토크센서가 이상을 감지하면 계기판에 경고등이 점등되는데 이때 운전자는 핸들이 다소 무거워짐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기분이나 느낌상의 문제라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단순히 느낌상의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주행 중 핸들 잠김으로 죽을 뻔했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현대기아차가 내부적으로 파악한 MDPS 관련 결함은 또 하나가 있었다. 토크센서 결함이 그것이다. 토크센서는 ECU, 모터와 함께 MDPS의 구성 요소 중 하나다. 


2014년 7월 작성된 문건에 따르면 YFa(미국형 쏘나타)에서 경고등 점등 및 핸들무거움 현상이 발생했다. 현대차가 파악한 원인은 ‘MDPS 내부 토크센서 캐패시터 크랙으로 인한 출력불량’이었다. MD·UD(이상 아반떼)·YD(K3)·XM(쏘렌토)에서 발생한 핸들무거움 현상도 같은 원인으로 분석됐다. 문건에는 ‘모비스 MDPS 적용 차종(현대차 13차종, 기아차 7차종)에서 동일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해당 센서는 모비스 전용 센서로 타사 납품 이력이 없다’고 돼 있다. 


문건에 기재된 불량률은 YFa가 0.43%(14만3347대 중 627건), MD가 0.33%(2만1936대 중 72건), UD가 0.17%(6만8431대 중 114건)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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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센서 결함을 분석한 문건 MDPS 결함과 관련해 토크센서 크랙을 원인으로 분석으로 한 현대차 내부 문건의 사진. 김진수 부장(가명) 제공



하지만 현대차는 아직까지 토크센서 결함에 대해 리콜을 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기본적으로 조향능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것이 아닌 핸들이 무거워지는 것은 리콜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의 리콜 가이드라인에 보면 ‘단순히 조향이 무거워지는 현상은 리콜 대상이 아니다’라고 적시돼 있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보면 정상인 차량의 최대 허용 조향조종력은 150N, 고장 차량의 최대 허용 조향조종력은 300N이 기준으로 제시되어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MDPS에 이상이 생겨 안전모드로 바꿔지는 경우에도 100~150N 수준으로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현대차 관계자는 “리콜 여부는 트렌드가 중요하다”면서 “미국서도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좀 더 모니터링하자고 협의했는데 이후 클레임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쏘나타의 경우 올해 1월 이후 한 건도 클레임이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보배드림 게시판을 보면 1월 이후에도 핸들잠김을 호소하는 글들을 꽤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의 판단도 현대차의 해명과 온도차가 있다. 


리콜에 정통한 한 업계 전문가는 “가이드라인에 그렇게 나와 있는 건 맞지만 최근에는 핸들이 무거워지면서 조향력이 갑자기 상실될 때도 리콜을 해주는 추세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조향과 관련한 리콜 트렌드가 보수적으로 바뀌면서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리콜을 해주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자동차안전연구원도 토크센서 결함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전문가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조사를 하고 있다는 것은 리콜 사안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라며 “리콜 여부를 판단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굉장히 중요한 인자로 판단하고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자동차학과) 교수는 “평소 몸에 익혀 있던 핸들 감각이 갑자기 무거워지면, 특히 여성 운전자들이나 노약자의 경우 곡선 구간에서 핸들을 꺾을 때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사고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리콜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운전자들이 ‘핸들이 무거워졌다’는 표현이 아니라 ‘핸들이 잠겼다’는 표현을 쓰는 것도 갑작스럽게 핸들 감각이 바뀔 경우 조향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현대차는 안전모드에서 조향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차는 기본적으로 핸들이 무거워졌다, 가벼워졌다 하는 그런 문제 자체가 생기면 안된다”고 말했다. 


관리번호 SCS-002 문서에 따르면 MDPS 개선품으로 교환해주는 데 대당 70만원씩 소요된다. MDPS는 현대기아차가 생산하는 거의 모든 차종에 들어간다. 현대차가 지난 2월 무상수리해준 차들만 해도 아반떼 HD/MD/HD 하이브리드, i30 FD/GD, 벨로스터, i40, 쏘나타 YF/YF 하이브리드, 그랜저, 싼타페 DM, 맥스크루즈 등 12개 차종에 달한다. 문서에는 토크센서 크랙 결함이 발생할 수 있는 구간의 대상 차량을 총 45만대로 파악했다. 리콜을 하면 이상이 있든 없든 이들 차량 모두 무상수리를 해줘야 하고, 자기 비용으로 수리한 사람들까지 보상해줘야 한다. 제보자 김진수 부장(54·가명)은 “고객의 안전을 걱정하면 돈이 얼마가 들어가든 무조건 해줘야 한다. 법에 그렇게 돼 있다”고 말했다.


“불량률이 1% 나온다 칩시다. 나머지 99%는 정상이잖아요. 1%만 실제로 문제화되고, 99%는 전혀 문제화되지 않는다는 얘기거든요. 그렇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경우에 따라 대응하는 거죠.” 현대차 관계자는 “소비자의 잣대와 기대치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우리도 법과 원칙 내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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